금주는 월요일부터 바빴습니다.

큰돈을 만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옛시인들보다 벌이가 있고,

지금의 생활이 어쩌면 내가 찾는 행복일지 모르겠습니다.

월요일에는 올 여름 증축 예정인 노인요양시설 설계 회의를 마치고,

저녁에는 차를 몰아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이 큰아들 활이가 부산 동아대학교를 졸업하는 날입니다.  

대구를 지나 마산에서 김해로 가는 길은 예나 지금이나 산 그림자로

짙은 어둠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내 앞에는 마산과 부산을 오고 가는 고속버스가 달립니다.

나는 29년 전 저 고속버스에 봉혜와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군에서 휴가를 나와 한일은행 마산지점에 다니던 봉혜를 만나고,

서울행 밤열차를 타기 위해 부산역으로 향하던 길이었지요. 

그때가 마치 어제 같습니다.

그러던 봉혜와 내가 혼인하여 낳은 활이가 내일이면 대학을 졸업합니다. 

생이 흐르는 강물 같습니다. 언제서나 어디서나 흐르던 세월이 문득 

저 어둠 속에서 내게로 달려 들었습니다.

외손자 활이를 4년간 금이야 옥이야 돌봐주셔서 건강하고

마음 착한 아들로 대학생활을 마치게 해 주신 김해의 어머님, 아버님, 

그리고 처남 처제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활이의 졸업식을 카메라에 곱게 담았습니다.

나는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2012년 2월 14일은 내가 아버지라는 사실에

마음이 춤추던 영원한 하루입니다. 돌아보니 내 인생의 기적이었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하나님과 함께 사시는 아버님 기뻐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