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아, 나의 둘째 아들 황아! 잘 지내느냐. 추위는 견딜만 하고.

55년만의 추위란다. 극진동을 타고 내려온 한파에 봉제산 바람은 차고,

인천의 바다마저 꽁꽁 얼었구나.

황아, 나의 아들 황아

이 아비가 그 얼마나 그리워하는 줄 너는 모르지.

아니다. 너는 이 아비의 마음을 알 것이다.

이 아비의 아버지 하나님은 당신의 마음 찾기 쉬우라고

나와 네 어미의 마음에 하나님 마음을 두셨지.

예수 마음 알라고 너의 마음엔 예수의 마음을 심으시고.

그래 우리 사이는 아름다운 석양처럼 때로 눈물나는 것 아니더냐.

황아, 나의 아들 황아, 외롭겠다. 춥기도 하고.

하지만 그 외로움 견디는 즐거움도 있는 법.

본래 너와 나는 외로운 존재였기에 서로 사랑하는 것 아니겠느냐.

백마신교대 카페에서 너의 까까머리와 너의 눈빛을 바라본다.

부르고 싶구나, 너의 이름. 애타도록 안아주고 싶다.

네가 싫다며 몸부림치더라도.

훈련소 퇴소일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황이야, 기다려진단다. 군인된 너의 모습, 아빠의 청춘이 배어 있는 신교대 연병장도.

일부러 법당만 가는 건 아니겠지.

진리의 하나님은 없이 계시는 분으로 아니 계시는 곳이 없단다.

종교활동 사진촬영에 좀 적극 임해다오. 너의 모습을 찾느라 우리 눈알 빠질라 한다. 

성격이고 낯빛이고 많이 변했으면 한다.

퇴소날 소대장님과 중대장님께 드릴 것으로 통닭이 나을지 피자가 나은지 알려주고.

남들 쓰는 영상편지도 남겨라. 군대는 숫기를 기르는 곳이다.

- 너를 있게 한, 아비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