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7분이다. 어젯밤 일찍 잠든 것이 

맑은 정신으로 새벽을 맞이하게 한다.

짧은 명상에 스쳐 지나간 생각을 붙잡아 이 글을 쓴다.

나는 나의 생각의 머리 위에 진리의 하나님을 모시고 산다.

늘 모시지는 못하고 그렇게 하려고 애쓰며 산다. 그러면 머리가 맑고 시원해진다.

그것은 진리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다는 하나님 임재 연습이기도 하다.

오늘 새벽엔 이런 생각들이 뇌리를 스친다.

내가 나의 몸을 벗는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바울사도의 종말론적 기독신앙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에 생각해 본 것이다.

노자와 장자는 진리의 모습을 너무 크고 깊게 그려놓았다.

추상화 같기도 하고, 감동과 감격은 큰데 실체를 가늠하기 어렵다.

알 듯 모를 듯 하기도 하나, 그 크신 진리의 공경은 성스럽다.   

석가 붓다가 전한 진리의 모습 또한 너무 크고 모호하다.

살아서 이미 진리의 한 모습이요, 죽어 진리에게로 돌아가며 

아예 나고 죽는 것이 없는데, 위대하기만 하고 시작도 끝도 없는 무량의 안개 같다.

몸을 벗은 후가 생각도 없고 인격도 없는 무상의 진리로 다가온다.

헨리데이빗 소로우는 진리의 하나님을 날마다 맛보고 느끼며 살았으나,

몸을 벗은 후의 하나님과의 만남을 이야기하지 않고, 세상에서 동행이

그토록 기쁘오니 몸을 벗은 후는 더 기쁠 것이라고만 하였다.

존경하는 다석 선생께서도 진리인 하나님의 얼(성령)이

하나님을 찾는 이 세상의 우리에게도 있사오니, 몸을 벗으면 매우 시원할 거라

얼른 몸을 벗고 저 시원한 무변허공 빈탕한 데 이르자 하신다.

톨스토이는 인생의 궁극적 기쁨이 진리의 하나님 존재 발견과

그 하나님을 생각하며 사는 삶에 귀로해 살았으나,몸을 벗은 후에 일은 희미한 기록을.

간디 또한 진리의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전 인생을 건 사랑의 여정을 제시할 뿐,

몸을 벗고 난 이후를 얘기하지 않는다.  

아, 이 모두는 내가 읽고 알게 된 희미한 생각이요, 기억이다. 

혹 틀리고 서투른 표현이 있을지라도 용서하시라.

나는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이니.

그럼에도 나는 예수(그리스도)를 공경하고 사랑함에 이유가 있다.

예수도 우리처럼 먹고 싸는 사람이었으나, 진리의 하나님을 깊이 깨달아

언제나 진리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과, 이미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옮겨졌음을 말씀해 주었기 때문이요,

희미하고 크게만 그려진 그 진리의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이며,

우리는 그 분의 아들임을 명확하게 말씀해 주셨기 때문이다.

진리의 하나님이 나를 낳은 아버지시다.

그 분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셨고, 이미 나도 영생을 살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몸을 벗은 후에는 이 세상에서 몸을 입고 느끼고 맛 본 것보다,

더 좋은 생각과 아름다운 인격으로 나는 그 분을 만나고 뵈오리라.

그 분은 나를 아시고 나를 키우고 거두실 나의 아버지,

죽어 생각 없음에 무량의 시간을 쉰다면, 어찌 영생을 산다 말할 수 있겠는가. 

이 새벽 나는 인격의 영생을 살고 있음을 되새겨 본다. 몸을 벗은 후 나는

더 큰 자아로, 지금보다 맑고 밝은 모습으로 아버지를 뵈옵고, 온전한 하나가 되리.

그 날 나는 아버지께 이 세상 옛이야기도 고존하게 해드리리라.

곧 동이 터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