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가 감옥에 들어가면 바깥 세상을 잊어버리게 된다고 한다.

자신이 감옥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상대계라는 시간, 공간의 감옥에 갇힌 죄수이다.

장기수가 바깥 세상을 잊어버리 듯 우리는 고향인 절대세계(하늘나라)를 잊어버렸다.

철학자나 사상가 가운데 이 사실을 깨우쳐 주는 이가 있다.

하이데거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우리는 시공의 감옥에 던져진 죄수의 현존재인데 감옥을 벗어나와

본디의 하늘나라 사람인 실존이 되자는 것이다.

감옥 안이 아래(下)이고 감옥 밖이 위(上)다. 그래서 하옥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하옥살이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죄수복인 몸을 벗고 감옥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이것을 석가는 전도몽상(顚倒夢想)이라고 했다.

우리는 형이하(形而下)에서 태어나 형이상(形而下)으로 솟나야 한다.

공자가 이르기를 참 사람은 위에 다다르고 여느 사람은 아래로 빠진다고 했다.

예수는 이르기를 너희는 아래에서 왔지만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해 있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다고 하였다.

나지 않고 죽지 않는 얼(성령)의 세계가 위(下)이고, 나서 죽는 세계가 아래(下)이다.

우리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야 할 사명과 의무를 지니고 있다.

이것이 사람이 이 세상에 와서 꼭 이루어야 할 일이요, 기쁨이다.

다른 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