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헤르만 헤세는 쾌락의 아찔함이, 산고로 고통을 당하는 여인이나

죽어가는 자의 표정과 같다고 말하였다. 맞는 말이다.

죽음을 넘나드는 위험한 놀이로 쾌락을 즐기는 자들이 있음을 보아서도 그렇다.

의사들도 생과 사에 임한 사람의 본능적인 생리상황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몸의 생식과 사망의 고리가 이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어려서 죽음의 때를 당하면 고통스럽지 않을까? 

그 고통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하며 여러 밤을 뒤척인 적이 있는데,

죽음의 고통이 남자의 알짬이 쏟아져 나올 때의 아찔함 같은 것이라니

한편 다행스럽게도 느껴진다.

갓 태어난 아기와 임종에 다다른 환자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갓난아기가 전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죽음에 이른 환자도

전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먹여 주어야 하고 씻겨 주어야 하고 뒤도 봐주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맹자도 생명을 기르고 주검을 장사지냄에 있어,

서운함이 없는 것이 왕도의 비롯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내가 낳은 자녀와 나를 낳은 어버이를 버리는 것은 제 생명을 버리는 일이다.

그런데 예부터 사람들은 자기가 낳은 자녀는 잘 돌보지만

자기를 낳고 기른 어버이에게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크다. 짐승의 성질 때문이다.

맹자는 참 사랑은 세상의 본보기가 되어 어버이에게 구두쇠짓을 않는다고 했다.

어버이에게 마음을 아끼지 않으면 시간과 재물은 따라서 간다.

어버이가 세 살까지 내 오줌 똥 가려주었으니, 어버이 자리에 누울 때 뒤를

깨끗하게 해드려야 한다. 그것이 자연의 순리 아니겠는가?

이것을 어기면 인류는 자멸할 수밖에 없다.

마하트마 간디가 말하기를 첫째 가는 섬김은 뒤를 깨끗이 해 드리는 것이라고 하였다.

The first service is latrine clearning 

나를 낳아 기른 어버이를 돌보지 못 하고서는 정의니 자비니 말할 자격이 없다.

이것을 나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신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