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칼릴 지브란의 역저 '예언자'를 뒤늦게 읽고 있습니다.

내면적 깊은 곳에서 만난 그의 하나님을 육체적 사후 80년이 지난 오늘에도  

레바논의 백향목 같은 감동과 울림으로 전해져옵니다.

하나님의 대답처럼 써내려 간 그의 예언자적 언어는 

진리를 알지 못하고서는 쓸 수 없는

영적 심연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간 밤 천둥이 치고 상당량의 봄비가 폭포수처럼 내렸습니다.

뜨락의 화초들이 놀란 가슴에 엎드러져 있고, 길 잃은 지렁이들은 지쳐 누워 있습니다.

등교길의 우산들이 그 옛날처럼 나란히 걸어가고 있는 2011년 4월 30일의 아침은   

시간에 대하여 칼릴 지브란의 속삭임을 생각나게 합니다.

한 천문학자가 물었습니다. "스승이여, 시간이 무엇입니까?" 그가 대답했습니다.

"그대들은 무한하고 헤아릴 수도 없는 시간을 재려고 합니다.

그대들은 그대들의 행위를 시간과 계절에 맞추려고 합니다.

심지어 그대들은 영혼의 행로마저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그대들은 시간을 연속해서 흐르는 강으로 여기고, 그 강둑에 앉아서

그 흐름을 지켜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대들 내면의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존재는 생명의 시간을 초월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어제라는 것은 오늘의 기억에 지나지 않고,

내일이라는 것은 오늘의 꿈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대들 안에서 노래하며 명상에 잠겨 있는 그는

아직도 별들이 우주 공간으로 흩어지던 그 최초의 순간에 머물고 있습니다. 

시간은 나눌 수도 없고 움직이지도 않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대들의 생각 속에서 시간을 측정하여 계절을 나누지 않을 수 없다면

하나하나의 계절이 다른 모든 계절을 감싸게 하고,

오늘이 과거를 기억으로, 미래를 동경으로 껴안게 하십시오.

우리에게 시간은 기다림의 동경이기도 하지만 아프고 두려운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 시간을 지브란은 하나님의 눈빛으로 싸매며 껴안으라 합니다.

하나님에게 시간은 흐르기도 하고 흐르지 않기도 하는 것!

그 하나님 속에 우리가 영원한 존재로 살고 있음을

지브란이 말하려고 한 것 아닐까요.

그의 생각과 음성은 세월이 흘러도 살아 있습니다.

그런 울림의 살음을 나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