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요한복음 14장 6절에는 여타 공관복음서에 나오지 않는

예수의 이런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이 말씀은 예수가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제자들의 발을 씻긴 장면,

자기의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던 최후의 만찬 후에 이루어진,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남긴 마지막 고별강연 내용입니다.

거기서 예수는 제자들에게 어떤 길도, 어떤 진리도, 그 어떤 생명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단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만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가 곧 길이라는 것은 예수는 사라지고 길만 남는다는 뜻일 것입니다.

예수가 있고 또 길이 있다면 예수는 어떻게 영원한 길이 될 수 있겠습니까?

예수가 곧 진리와 생명이 되기 위해서도 그럴 것입니다. 

예수의 참모습은 인간의 언어가 격절된 곳에 서 있는 성령이기 때문입니다.

예수의 이 말씀은 금강경이 설하는 나의 무화(無化), 무아(無我)를 생각나게 합니다.

어느 날 석가 붓다가 수보리에게 이르기를, "만약 어느 누가

여래가 설할 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는 부처를 비방하는 자라,

내가 법을 설한다 해도 설할 법이 아무것도 없나니."

그래서 비로소 법을 설한다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의 아(我)가 죽고, 예수의 말을 듣는 나의 아(我)도 죽을 때

비로소 길과 진리와 생명이 현현하는 것일까요?

예수가 나는 길이 아니요, 진리가 아니요, 생명이 아니라..

그러므로 예수는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까닭인가요?

그래서인지 17절에는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저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저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저를 아나니 저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영원히 계시겠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