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구원이 종교지도자들의 외침처럼 그토록 쉬운 문제라면 

그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인간의 구원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어렵고 지루한 추구의 과정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종교의 발전은 소승에서 대승으로의 쉬운 길을 택한다.

물론 그 쉬움의 위대성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쉬움의 교리에는

어디엔가 의타적 기만성이 들어 있다.

그러니 교회에 나가기만 하면 구원을 받고, 간구하기만 하면 3중, 5중,

천중, 만중의 축복이 쏟아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 기도만 하면 만사가 다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줏대없는 이기주의자요, 세속적 간교한 기회주의자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물론 요즘 교회의 문은 두드리기만 하면 열릴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구원과는 관계없는 아주 단순한 이유일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내가 만난 살아있는 예수는 이렇게 말씀하고 계신다.

천국의 문은 아무리 두드리고 또 두드려도 쉽게 열리지 않는다고.

그러니 두드리고 또 두드리라고! 그 문이 열릴 때까지.

그리고 구하는 자는 찾을 때까지 그 구함을 그쳐서는 아니된다고.

그렇다. 인간의 구원이란 그렇게 쉽게 즉각적으로 주어지는 과정이 아닐 것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중도에 포기하고 말 어렵고 지루한 추구의 과정.

그런데 그토록 어렵게 구하고 또 구해서 찾은 천국을 어찌하여 예수는

또 고통스럽다고 말씀하시는가?

그것은 천국이 돈을 얻는 것과도 같은 세속적 맘몬이 아니기 때문이다.

천국에 들어간다는 것은 '나' 라는 인격주체의 근원적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관습과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그 고통,

만약 고통스럽지 않는다면 그 구함이 어찌 진정한 구함이었다고 할 것인가?

그것은 옛 관습과 관행의 지속일 뿐인 것이다.

새로운 자아의 건설은 분명 고통스럽다.

붓다는 일체개고(一切皆苦)를 말하지만 

예수는 인간의 현존재를 고(苦)로 규정하지 않는다.

그 분은 창조적인 고통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갈 때,

죽음에서 생명으로 전환될 때 인간은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그 고통의 순간 때문에 비로소 인간은 천국의 경이로움을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천국이란 바로 일상적 자아가 고통스러운 주체의 변환을 통하여 얻는 경이,

그 경이는 한 번의 경이로써 완성되지 않는다. 경이는 끊임없이 새로운 경이를

낳아야 하고 그 경이가 다른 지속태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만난 살아있는 예수는 소리없는 소리로,

함이 없는 함으로 속삭이신다. 

그 지속태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되는 다스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