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혹은 바리새인들이 예수에게 물었다. "도대체 언제 하나님 나라가 옵니까?"

예수가 대답하기를, 하나님 나라는 너희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상상하는 것처럼, 

보아라 ! 여기 있다, 보아라 저기 있다, 고 말을 할 수 없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이 땅 위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미 네 안에 있고 네 밖에도 있다. 단지 너희들이 보지 못할 뿐이다.

이 예수의 대답은 실로 놀라운 충격의 말씀이다.

이것은 곧 천국의 시 • 공적 현재성, 임재성, 내재성을 말씀한 것이 아닌가?

하나님의 나라는 모든 초월적 • 묵시적 • 종말적 유혹을 거부한 채

현재적으로 임재하고 있다는 말씀이 아니라면 다른 무엇이란 말인가?

이러한 예수의 대답은 당대 중동세계의 모든 이원론적 사유를 거부하는

일대 혁명 중의 혁명이었으며, 이러한 예수의 사상은 결코 당대에는 이해

될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도 이 예수의 답변에 대해서는 

제대로 가르치려고도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다. 

예수의 답변은, 아버지의 나라 천국이란 이원론적 분별이 사라진

새로운 주체의 인식 속에서만 드러나는 것이며,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해 끊임없는 재해석을 요구하는 것이다.

예수는 천국은 존재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것은 이론이성의 인식론적 과제 상황이 아니라 실천이성의

삶의 결단의 과제 상황을 의미한다.

그것은 자아혁명이며 이 세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천국은 이 땅에 깔려 있으나 우리들이 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안타깝게 외치는 유대광야 저 예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아니하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