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일의 아침 공기가 쏴~아 합니다.

2년 전 동춘초교에서 몇 뿌리 옮겨다 심은 뜨락의 가을국화가

아침 햇빛을 받아 샛노랗게 더욱 밝습니다.  

하나님이 모두에게 공평한 빛을 내리시지만 

그 빛을 더욱 밝게 곱게 하는 건 우리들의 몫이고

그것은 저마다의 방법과 차이가 다르다는 사실에 생각이 닿는 아침.

나는 불교가 승단의 조직을 구비하게 되고, 교리화되고,

권위화되기 이전의 '싯달타운동' 모습을 전하고 있는

숫타니파타 몇 구절을 읽고 있습니다. 

헬레니즘 문명권 속의 인도적 사유와 팔레스타인적 사유의 거리가

멀지 않게만 느껴집니다. 경전에는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추위와 더위, 굶주림과 목마름, 바람과 태양의 뜨거움,

모기떼와 독사들, 이런 모든 것들을 참고 견디며,

저 광야를 가는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어깨가 떡 벌어져 연꽃처럼 늠름한 거대한 코끼리가

그의 무리를 떠나 가고 싶은 대로 숲속을 노닐 듯,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연회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잠시 동안의 해탈에조차 이를 겨를이 없다.

태양의 후예(홀로 깨달은 자)인 나 싯달타가 하는 이 말을 명심하고,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탐내지 말라. 속이지 말라. 갈망하지 말라.

잘 보이기 위하여 자신을 가리지 말라.

혼탁의 미망을 벗어버리고, 세상의 온갖 집착에서 벗어나,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아내도 자식도, 부모도, 재산도 곡식도,

친척이나 그 외의 모든 욕망까지도 다 버리고,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큰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