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책에서 만난 스승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신다. 

어느 누가 성경과 불경을 읽고서 절대존재를 알았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언어도단(言語道斷)을 느끼지 않는 것은 거짓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알아서 종교를 갖는 게 아니다.

도리어 모르니까 종교를 갖는 거다.

언어도단이란 사람의 말을 진리(眞理)가 끊어버린다는 뜻이다.

몸나의 존재가 소멸되는 놀라움에 말문이 막히는 것인데, 

용광로에 던져진 눈사람처럼 몸나의 존재가 소멸되는 순간에서

조잘거림이나 중얼거림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조사들은 진리를 말하는 설법(說法)이란 토끼의 뿔이요.

거북 등의 털이요, 또 돌계집의 자식과 같은 거짓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45년 동안 대장경을 이룰 만큼 많은 설법을 하여

장광설이라는 말을 듣는 석가이지만, 석가는 말 한마디 한 일 없다고 했다. 

석가는 수제자 수보리에게 미렇게 묻는다.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여래가 법(眞理)을 말한 것이 있느냐 없느냐.

수보리가 대답하기를 세존이시어, 여래께서는 법을 말씀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팔만대장경도 석가에게는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