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었다.

오늘 치어다보니 동춘초교 감나무에는 단디 달린 까지밥만 남아 있다.

이파리 떨군 앙상한 나무들이 가로등불 곁에 서성이고,

초겨울 바람 불어 밤하늘 별들도 회오리친다.  

핸드폰에서 1991년 미 항공우주국이 촬영한 안드로메다 은하 모습을 본다.

개똥벌레 1천억 마리가 한 덩이로 엉켜도 대단할 텐데

1천억 개 넘는 별이 타원형 금접시를 이루고 있는 광경을 뭐라 말해야 하리.

나는 지구에 살고, 지구는 은하계에 살고, 은하계가 모여 사는 

대우주는 어디에 있다는 것인가? 

1천억 개의 별로 구성된 은하가 또 1천억개 더 있다니...

궁금하다. 나는 어디쯤의 대우주에 살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지금 있는 곳을 안다고 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아니면 모른다고 하는 것이 옳은가.

나는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그러므로 그냥 나는 하나님 뱃속에 편안히 있다.

대우주마저도 하나님 뱃속의 탯집 정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