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간간이 가을비 뿌리더니 먹구름 일고 기온이 급하강했다.

아파트 낙엽을 쓰는 청소원 아주머니의 눈길이 떨어진 낙엽과

나뭇잎이 떨어져 나온 팽나무 가지로 번갈아 간다.   

그리 바삐 갈 일도 아닌데 돌아보니 나는 근 일주일 동안 일기를 쓰지 못했다.

눈 깜박한 사이에 시간은 흐른다. 아니 흘러 버렸다.

깨어 있지 않으면 나의 인생 전체가 훌쩍 흘러가 버릴 것만 같다.  

어제 나는 고향 사람 강대현 씨가 회장으로 있는 연수구 축구 연합회장기 

결승전을 치렀다. 남인천케이블 방송에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생중계로

진행했는데 누구 하나라도 보았는지 모르겠다.

훗날 먼지 쌓인 테잎을 뒤적이면 50대의 내 모습도 찾아볼 수 있으리라.

무슨 거대한 역사를 이룬 건 아니지만 한시절 고스라니 묻어둔

생각에 가슴이 뛴다. 지난 겨울에 다친 무릎 언저리의 인대가 

어느 정도 회복되어 경기 평점은 높다.

비록 준우승에 그친 경기였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승팀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공을 잘 다루는 이나 못 다루는 이나 서로 격려하며 뛰는 스포츠 문화가

다른 팀보다 성숙한 동남축구회는 우승의 자격이 충분하다.

내가 보기에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늙도록 축구를 좋아한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겠으나 하여튼 그렇다.

족저근막염으로 엉금엉금 뛰어도, 막걸리 몇 잔에 비실비실 걸어도

축구를 한다.

누군가 골프를 하자고 하길래 나는 작은 공보다 큰 공이 좋다고 했다.

나는 정말 축구를 좋아한다. 어린시절 뒷동산에서 가는 새끼줄로

만든 볏집공을 차며 놀았다.

박지성을 벤치에 앉힌 EPL의 멘체스터UTD가 

맨시티에게 6-0으로 져서 고소하다.

여우 엘릭스 퍼거슨은 대한민국의 영웅을 그리 대우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