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좀처럼 나들이를 하지 않는 내가 오늘은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가고 오는 길에 전철 안에서 종교다원주의 신학의 세계적 석학, 폴 니터가 

신앙의 자서전처럼 써내려 간 [Without Buddha I Could not be a Christian]을

읽었습니다

매우 도발적인 제목으로 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책인데 불교를 통해

신학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는 그의 진솔한 고백이 용기 있어,

마치 좋은 친구를 만난 듯 기쁨이 넘칩니다

교보문고에서 만난 미국 손님이 알고 보니 비교종교학 교수였습니다.

전철에서 읽었노라며 책을 꺼내 보이니 반가운 표정입니다.

목사님이기도 한 그 분이 말씀한 하나님의 뜻을 공유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폴 니터가 하나님의 뜻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네요.

하나님의 뜻이란 누가 전투에서 이기게 할지,

이번 주말에 날씨를 좋게 할지를 결정하는 것처럼

미리 만들어진 하나님의 계획을 역사 속에 부과하며

우리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 곁에서 항상 임재하고 활동하는 하나님의 영과,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이나 자연의 무작위적 사건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님의 뜻은 이루어진다. 마치 함께 춤추는 두 파트너처럼.

하나님은 춤을 이끌고 변화를 주는 리더이지만 어떤 스텝을 밟을지,

언제 새로운 스텝을 밟을지는 파트너인 우리 반응에 달려 있다.

둘은 서로에게 반응하며 때로는 서로의 발을 밟기도 하지만,

우리를 움직이고 관계 맺게 하는 한 번의 춤 안에서 

새로운 동작을 함께 창조하신다.

또한 하나님의 뜻에는 빈칸 채우기를 위한 넓은 공간이 있어

하나님의 뜻은 이미(already)이며 - 동시에 아직 아닌(not yet)이다.

하나님의 뜻이 두려운 까닭도 바로 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어떤 안전망도 없는 빈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뜻이 여전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에는,

우리들이 참여하는 하나님과의 댄스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행복한 결말만이 아니라 불행한 결말도 있을 수 있다.

손님께서 말씀하시네요. 하나님이 주신 기회를 이젠

양보하지 말고 살아 보자고, 각자가 지닌 물고기 다섯 마리

두 개의 보리떡을 내어놓자고.  

나는 폴 니터의 말을 빌어 화답합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음은

미래는 하나님과 우리가 춤추며 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