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나약한 내가 예수를 사랑한다는 것은 예수가 있는 곳으로의

짧은 여행이며,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서는 기나긴

영적 여행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행에 대해 예수께서는 나의 내면의 빛

속에 계시다고 속닥이신다.

예수의 존재의 자리가 곧 내 속에 내재하는 빛이라는 것이다.

공관복음에도 예수는 인간의 본래적 모습을 빛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예수는 자기만을 빛이라고 하지 않으셨다.

모든 사람이 다 같은 빛이었다.

세상의 어두움도 나의 내면으로부터 발하는 빛이 빛나기를 멈춘 상태일 뿐,

세상이 어두운 것이 아니라 사람이 어두운 것!

아무리 어두운 밤일지라도 그것은 한 가닥의 지구에 드리워진

그림자인 것처럼. 

예수의 사상은 예수 자신만을 인간의 길, 진리, 생명으로서 소외시켜

제시한 것이 아니라, 길, 진리, 생명이 바로 우리 개개인에게 내재하는 

빛이라는 것을 말씀한 것은 아닐까.

그것은 예수의 '나'는 개별적 나일 수 없고 하나님의 '나'이며

온 인류의 '나' 이어서, 우리 모두의 '참 나' 야말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까닭이 아닐까.

예수는 선악을 말하지 않았다. 

예수는 인간이 빛의 존재임을 말씀할 뿐,

빛과 어둠의 실체적 대비도 없었다.

빛이 빛을 잃어가면 어둠이 찾아오는 것일 뿐,

예수의 사상의 내면에는 예수와 인간과 하나님의 동일성이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