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후 2011년 태양흑점의 폭발이 유달리 큰 탓으로 지구가 타버릴 듯 덥고,

북상 중인 5호 태풍 '메아리'가 메아리의 속력으로 다가와 

반갑지 않은 장마누님을 몰고 오셨다.

산밭에는 옥수수가 자라고 앞산에는 산나리가 샛노랗게 피고 지고,  

61년 전 잊혀진 두뫼나 능선 아래

얼굴없이 이름도 없이 반짝이는 군번줄로, 다시 살아나 얘기하는

어느 전사의 젊음처럼 비내리는 대한민국. 

보수답지 못한 보수당들이 진보스럽지 못한 진보당들이,

나라와 국민을 대상으로 몸을 팔기 위해 악을 써대는 신문을 뒤적이다,

말이 없는 국민처럼 눈길이 위클리 비즈섹션에 가 닿는다.

오늘자 CEO 고사성어가 맹지반의 불아(겸손)이다.

공자가 말했다. "노나라 장수 맹지반은 자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패주하게 되자 뒤에서 온 몸으로 적을 막고는, 본국 성문에 들어 올 무렵에는

자기 말에 채찍질 하면서 감히 후미를 맡으려는 게 아니었는데,

다만 말이 달리지를 않았소." 라고 했다.

위기 상황을 극복한 후에도 자신을 낮출 줄 알았던 겸손의 리더였다.

어쨌든 그는 패장이라서 그의 행실에 따라 비난을 받았을 텐데

맹지반은 겸손이 화를 면하게 한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노자 역시 도덕경에서 겸손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천지자연은 장구하다. 천지자연이 장구할 수 있는 까닭은 그 자신을 살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장생할 수 있다.

성인도 자연의 이치를 본받아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러나 오히려 앞서게 되고 자신을 보존하게 된다.

능히 그 자신을 완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