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도 몸을 뒤집어 쓴 사람인데 어찌 눈물이 없었겠는가. 

석가는 한숨과 눈물과 통곡을 삼킨 사람이다.

부모와 처자를 버리고 나라와 왕관과 재산을 남김없이 버렸다.

어떤 의미에서는 죽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오직 영원한 참 나(법신)가 아닌 것은 모두가 헛보이는

환상임을 알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비루다카 왕의 침략으로 석가의 샤카족이 전멸하게 되었다.

그때 석가는 군사가 지나가는 길옆 죽은 나무 아래서

참선을 하고 있었다.

비루다카 왕이 다가와서는, 부처님이시여 우거진 나무가 이 근처에 많은데

왜 이렇게 잎도 없는 마른 나무 밑에서 앉아 계십니까? 하고 물었다.

석가가, 왕이여 친족들의 그늘은 시원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내게는 친족의 그늘이 없습니다, 라고 말하였다.

샤카족은 그 길로 멸망을 하였다.

석가는 80살에 임종을 앞두고 제자 스님이 된 외아들 라훌라를 불렀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라훌라야, 나는 이제 니르바나에 들면 다시 다른 이의 아버지가

되지 않을 것이요, 너도 반드시 니르바나에 들어

다시 다른 이의 아들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니르바나에 들어 아버지와 아들로 서로 만나자는 것보다 얼마나 참된 말인가.

석가와 라훌라의 고별이야말로 육신으로는 참혹할지 모르지만

정신으로는 위대한 작별이라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