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가까운 인천에 아침부터 황사가 몰려왔습니다.

차창을 열면 진한 몽골의 모래흙 냄새가 코 끝을 자극하고, 속이 배처럼 울렁입니다.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사고가 그러하듯, 이제는 한 국가의 재앙이 

전 세계와 인류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만약 백두산의 화산이 폭발한다면, 중국 동해안을 따라 있는

200기 가까운 원전이 사고를 일으킨다면, 아마 한반도와 일본은 온전치 못하겠지요.

우주의 변방에서 유영하는 작은 별똥별 지구의 표면에 붙어 사는 인류입니다.

일본의 아픔이 서로를 위해야 한다는 인류의식을 깨닫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오후에 혼자 사무실에 나와 대청소를 했습니다. 제법 개운한 느낌입니다.

가수 혜은이의 복음송 공개앨범을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CCM에 정말 잘 어울립니다. 그녀의 김동현 씨는 아내의 가까운

인척이기도 한데 언젠가 직접 노래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나의 등 뒤에서' 를 청해 듣고 힘찬 박수를 보내겠습니다.  

사람이 어떤 일을 할 때에는 자신이 가진 힘의 4분의 3 정도로 완성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합니다. 그것은 어딘지 모르게 보는 이로 하여금 

여유를 느끼게 하고, 일종의 안심과 건전함을 선사해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온 힘을 다해 완성한 것은 왠지 모르게 긴장을 불러일으키는데, 

거기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의 고통이 어디엔가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황사와 혜은이의 노래에 차를 마시며 지난 7개월의 여정을 돌아봅니다.

4분의 3 정도의 힘으로 일을 해야겠습니다. 나와, 나와 함께하는 이들의 필요와, 

조금은 넘쳐 흘러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족하겠습니다.

더 높이 오르려, 더 많이 모으려고도 말아야겠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어서는 아니지만 나에게는 더욱 소중한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꼭 건너야 할 나의 보스포러스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