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어제 오후에 봉제산을 올랐다. 여기저기서 봄맞이 채비를 서두는 소리 들린다.

빵가루같이 보드랍게 부푼 흙속에서 땅강아지 기지개를 펴고 있다.

식구가 넷으로 는 청솔모가족이 가지에서 가지로 이어질 꽃길 손질에 바쁘다.  

오늘 배시시 잠에서 깨니 생각이 운동과 안식이라는 기억에 머문다.

커튼을 열고 현관을 나서니 오늘은 봄비가 살짝 뿌릴 태세다.

어제 일본 해상에서 발생한, 역사상 네번째의 강진(9.0)과 쓰나미로 

아수라장이 된 뉴스를 시청하고 잠든 때문일까.

불행을 당한 이웃 일본 국민에게 위로의 마음을 보낸다. 

조속한 복구와 안정을 기원한다.   

그리고는 인류에게 사람에게 진정한 안식이란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본다.

예수께서 이런 말씀을 제자들에게 하신 적이 있다고 한다.

"만약 그들이 너희에게 묻기를, 너희는 어디에서 왔느뇨? 하면

우리는 빛에서 왔노라, 빛이 스스로 생겨나는 곳에서 왔노라,

빛은 스스로 존재하며 자립하며 그들의 형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도다.

만약 그들이 너희에게 묻기를, 그 빛이 너희뇨? 하면

그들에게 말하라. 우리는 빛의 자녀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있는 선택된 자이다.

만약 그들이 너희에게 묻기를, 너희 아버지께서 너희 속에 계시다는

증표가 무엇이뇨? 라고 하면 그들에게 말하라.

그것은 운동이요 안식이로다."   

여기에서의 운동은 우리의 존재의 가장 궁극적인 아이덴티티인 빛이다.

그 빛은 살아있는 예수이며, 아버지이며, 나라이며, 생명의 질서이다.

그 빛이 우리에게서 있어 활동할 때에 비로서 우리는 운동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운동에는 반드시 쉼(안식)을 필요로 한다.

창세기에서 엿새 동안의 창조행위 끝에 이렛날 안식한 것은

그러한 생명의 리듬을 말한 것이다.

안식일을 안식일로써 지킨다, 라는 말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료해되는 것이다.

안식은 운동을 통하여 얻게 되는 아버지의 나라이며 생명의 평안이다.

하루살이 인생을 사는 나에게 지금, 여기, 이 순간, 

그 운동과 안식이 있는가?

조금 전 시원히 속을 비웠다.

비운 것들로 만든 거름을 사 안식의 뜨락에 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