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불교경전 「법구경」을 읽고 있습니다.

법구(法救)는 인도의 학자이며 승려의 이름이지요.

대략 기원 전후의 사람으로 알려져 있을 뿐 그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가 지은 법구경은 붓다의 말씀을 시적으로 묶어 만든

일종의 잠언 시집인데 모두 423편의 시로 구성돼 있습니다. 

아름답고 쉽고 단순한 언어로 쓰여져 불교경전을

하룻밤에 읽기에 그만입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숭늉처럼 마시며 음미하고 있습니다.

그 맛이 답니다. 11장은 인생의 늙어감을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새겨두고 살아가면 좋지 않을런지요..

세상은 쉼 없이 불타고 있는데, 무엇에 웃고 무엇을 기뻐하랴.

그대는 암흑 속에 둘러싸여 있는데,

어찌하여 등불을 찾지 않는가?

보라, 이 아름답게 보이는 육체를!

육신은 상처 덩어리에 불과한 것, 병치레 끊일 새 없고

욕망에 타 오르고, 영원하지도 견고하지도 못한 것을!

육체는 늙어 시들고, 병의 둥지이고 깨지기 쉬운 그릇이다.

삶은 반드시 죽음으로 마치나니

이 몸 산산이 부서져 썩어 없어지고 만다.

목숨이 다해 정신이 떠나면 가을 들녘에 버려진 표주박처럼

살은 썩고 앙상한 백골만 뒹굴 텐데,

무엇을 기뻐할 것인가!

이 육체는 뼈로 기둥을 삼고, 살과 피로 덮어 지은 집이다.

그 집에는 자만과 위선, 그리고 늙음과 죽음이

살고 있다.

금빛 찬란한 왕의 수레도 낡아 부서지고,

이 몸 또한 늙고 부서지고야 만다.

그러나 법(法)의 수레바퀴는 결코 부서지지 않나니,

그 가르침이 선한 사람끼리 전해가기 때문이다.

배우기를 힘쓰지 않는 사람은 황소처럼 늙어간다.

그 몸은 살이 찌지만, 지혜는 자라지 않는다.

이 집 지은 이 찾아 무던히도 헤매었지만 찾지 못한 채

수많은 생을 보냈다. 삶은 언제나 괴로움만 되풀이되었을 뿐이다.

이제 나는 이 집 지은 이를 찾았다. 나는 다시는 이 집

을 짓지 않으리라! 기둥은 부서지고 서까래는 무너져 내렸다.

마침내 애착과 욕망이 말끔히 사라지고,

니르바나, 그 대자유의 끝에 이르렀다.

젊은 날에 수행도 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도 모아두지

않은 사람은 고기 없는 연못가의 늙은 백로처럼

쇠약해져 쓸쓸히 죽어 가리라. 못 쓰는 화살처럼 쓰러져 누워

부질없이 지난 날을 한숨지으며 탄식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