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머튼이 쓴「장자의 길」은

열심히 일하고 창조하고 보살피는 사람들을 묘사함으로써

올바른 행동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산문시들과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중에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나무 조각의 대가인

킹(Khing)에 관한 이야기다.

나무 조각의 대가 킹이 귀중한 나무로 종받침대를 만들었다.

그가 만든 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것은 신령의 작품이 틀림없다며 크게 감탄했다.

어느날 주나라 군주가 자네의 비법이 무엇인가? 하고 물었다.

킹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한갓 장인일 뿐입니다.

어떤 비법도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할 따름입니다.

전하께서 명하신 작품에 대해 구상하기 시작하면

저는 제 정신을 잘 지키고, 그 일과 상관없는 사소한

일에는 일절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단식을 했습니다.

단식한 지 사흘이 지나자 저는 칭찬이나 비판을 잊어버렸습니다.

단식한 지 이레가 지나자 저는 손발과 더불어

제 몸을 잊어버렸습니다.

그 즈음에 전하와 왕궁에 대한 모든 생각이 어렴풋해졌습니다.

작업을 방해할 만한 모든 것이

저 멀리 사라졌습니다. 저는 오로지 종받침대에

관한 생각에만 몰두했습니다.

그때 저는 숲으로 갔습니다.

자연 상태에 있는 나무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딱 맞는 나무가 제 눈앞에 나타났을 때 종받침대의 모습도

틀림없이, 명확하게, 그 속에 나타났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손을 내밀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제가 바로 이 나무를 만나지 못했다면

종받침대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요?

저의 일편단심이 그 나무 속에 감춰진 가능성을 만난 것입니다.

이 생생한 만남으로부터 전하께서 신령의 작품이라 부르신

이 작품이 나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