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장교로 군복무를 하고 있는 큰아들이 물었다.

간혹 아버지 글을 읽고 있습니다..

예전엔 사회평론도 쓰시곤 하시더니 부쩍 요즘

종교적 편향이 강해진 거 같습니다..

그래서 대답했다. 좋아서 그렇다..

쉬이 변하고 발전할 세상이더냐

속으로 되뇌이며..

며칠 전 故 김흥호 선생님의 사상 전집을 구했더니

제1권의 머릿말에 이런 글을 적어 놓으셨다.

이 세상을 잘 사르시고 간 지식인이다..

경서는 언제나

보편적인 진리성과

절대적인 권위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변화하는 역사 속에서

그 진리성과 권위성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현실 사회를 이 진리로 살려낼 수 있는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새로운 해석이 없으면

진리는 독단이 되고

권위는 억압이 되어

생명은 질식되고

사회는 생기를 상실케 된다.

진리는 새로운 해석을 통하여

계속 보편성을 유지해야 하고

권위는 새로운 실천을 통하여

계속 절대성을 유지해 가야 한다.    - 김흥호 「사색」 115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