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에 접어들어서인가요..

나는 요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 

동 트기 전, 공원과 인적없는 상가를 산책하는 맛을 더 하고 있습니다.

간밤에 내린 빗길을 따라 지렁이들이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예전엔 느릿하고 답답해 보이던 것이 이 새벽,

쏜살같이 달리고 있습니다.

밝은 눈을 하고선 정확한 목표지점을 향해 이동하고 있습니다. 

행여 무지막지한 내 발 밑에 깔려 괴로워할까 봐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기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판단이라는 거 말입니다..

학창시절 시험을 치르면 정답일 거라며 생각했던 것이 오답이고

오답일 거라며 생각했던 것이 정답이었던 경험.

그 경험이 주섬주섬 옷을 입으며 또 일어났습니다. 

어둠에도 익숙해보자며 어둑새벽 반바지와 반소매의 웃옷을

바르다 판단하고 입었건만 거꾸로입니다.   

옳을 것이라는 나의 판단과 기대를 계속 덜어내야 하겠습니다. 

이 아침,

그것이 잘 사는 길이라고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