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雲  최제우에게  있어서  사람의  마음이란  유가의  성리학 (性卽理)이나  양명학 (心卽理)의  마음이  아니다.

매우  다른  사유다.  유,  불,  선에  서학 (천주교)까지  섭렵한  그에게서  나온  것이라  더욱  놀라웠다.  

그건  상제 (하느님)의  마음이다.  수운이  처음  하느님을  만나  들었던  결정적  그  한  마디도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  즉  내  마음이  곧  너의  마음이다” 이였다.

그런데  하느님의  마음을  지닌  인간이  세상에서  왜  그토록  무지몽매하고,  악을  행하며,

각자위심 (各自爲心)하면서 예나  오늘이나  사는가? 에  대한  질문에  대한  수운의  대답을

도올  김용옥  선생의  명저  '동경대전'  해설을  바탕으로  나는  이렇게  이해한다.

인간의  마음은  하느님  마음이기에  끊임없이  수심(修心),

즉  하느님의  마음을  닦아야  하는  운명으로  정언명령을  받아  태어난  존재다.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이  하느님  마음이라서  완전한  존재가  아니며,

하느님  마음이  사람의  마음이라서  불완전하다.

또  하느님은  완전한  존재이지만  땔  레야  땔  수  없는  인간  때문에

노이무공(勞而無功)한  불완전한  존재이기도  하시다.  따라서  하느님은  인간과  더불어

완전하게  되어가는  생성의  존재다.  라고.

이  같은  수운의  대답에는  도올의  예리한  관찰과  지적처럼  '불변의  완전성이란  없다.' 라는

수운의  사유가  짙게  깔려  있다.  완전하다는  것은  변화  속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은  끊임없이  하느님의  마음을  닦아야  한다. 

그래서  수운에게  하늘의  도道는  선포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수행해야  할  덕德인  것이다.

한마디로  수운에게  사람  마음  그  자체는  하느님  마음과  하나  되어  가는  과정이다.

사람의  성(性)과  정(情)도  실체로써  분리되어있는  것도  아닌  하나로  융합되어있는  과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하나님  마음이  나의  마음, 

나의  마음이  하나님  마음이기에, 나는  하나님을  닮고  하나님도  나를  닮아,  

하나님과  나는  완전하게  되어가는  생성의  과정인  것이다.

또한,  서로를  놓지  못하니  불변의  완전성이란  이생에는  없는  것이며

하나님  혼자는  어찌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될  수밖에  없다.  사람의  마음과  하느님  마음은

서로를  닦아야만  하는  하나의  과정  그  자체라는  주장으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