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대표적  유학자인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은 

권력과  재물을  탐하지  않고  유학의  진리관과  학문관의  정립에  평생을  잘  살았다.

노년에는  남겨진  재물도  거의  없었다.

올곧이  지향했던  삶과  학문을  통해  진리에  대한  확신으로  충만한  그였지만,

그는  주로  자신의  생각을  직접  피력하기보다는  옛  현인들의  공인된  권위에  의지해

자신의  생각을  성취하고자  하였다.

왜냐면  그렇게  하는  것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진리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퇴계는 성인의  학문과[聖學]과  심법(心法)에  기초해  학문을  하면  오늘날이라고

진리에  통달한  성인이  될  수  없겠느냐며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대저  마음은  방촌(方寸)에  갖추어져  있지만  매우  ‘텅  비고  신령한’[虛靈]  것이요,

진리[理]는  도서(圖書)에  나타나  있지만  매우  ‘뚜렷하고  알찬’[顯實]  것입니다.

매우  텅  비고  신령한  마음으로  매우  뚜렷하고  알찬  진리를  구한다면

얻지  못할  까닭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생각하여  얻고,  사려가  밝게  되어  진리에  통달한  성인이  됨을

오늘날이라고  징험(徵驗)할  수  없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