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적으로  흘러가는  시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지만,

우리  맘속에는  서기  2024년의  봄이  오고  있다.

지구생활  62년을  맞이한  나는  평온하고  잔잔한  일상을  꿈꾼다. 

우리  맘에는  더러운  게  많이  들어  있다.

다  누리고  짊어지고  가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갖은  욕망에  찌들어  있다.

인간사  세상사  예나  오늘이나  마찬가지다.

맘의  욕망은  범죄로  드러나고  사회와  자연을  무연히  더럽힌다.

한시도  쉬지  않는다.  그런데  성경은  왜  우리  맘을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했나.

또  슬기로운  선인들은  왜  우리  맘을  하늘이라  칭했을까.

나는  이를  어찌  받아들여야  하나  고민해왔다. 

더구나  지구상의  동식물을  통틀어  과연  이토록  지저분하고  영생을  지향하는

교만하고  거만한  인간의  생물종이  있었던가.

누가  보아도  인간은  신의  특명을  저버린  지  오래다.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며  행세하고  있다.

우리  맘을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라고  일컬은  경전의  의미를  모르는  것  아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모순이  아닌가.

그런데  이를  모순중의  모순이라고  말한  용감한  이가  있다.

바로  한국의  세계적  토착  사상가요  신학자인  다석(多夕)  류영모  선생이다.

그가  구기동  산자락  자택에서  고무신  신고  두  세  시간을  걸어  1960년  종로  연경반  강의에서

한  말을  당시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김흥호  교수는  이렇게  속기했다.

“우리  맘속에는  더러운  게  많이  들어  있다.  그런데  우리  속을  하느님의  성전이라고  했다. 

  이것은  모순중의  모순이다.  이게  우리의  착각인  것  같다.

  하느님의  성전은  저  위의  나라인데  이  맘속에  반영(反映)되어서  그렇지

  우리  맘속에  정말  있는  게  아닌  것이다.” 라고.

이는  우리  속은  곧바로  하나님  성전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과  나라가  우리  속에  반영된  것이라는  말이다.

정말  솔직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시원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성전인  내가  왜  이토록  갈등하고  부딪히며  사는  가의  명쾌한  대답이기에  그랬다. 

이토록  모순  덩어리이고  오만하며  지저분한  내가  곧바로 하나님 성전 아니라는 사실을.

그렇지만  그분의  나라가  임하고  활동하는  비밀스런  통로요  손발이라는  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