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콘크리트  천장에  냉기가  돌  만큼  겨울추위가  맹위를  떨쳤다.

설레는  눈  소식에  밤잠을  뒤척였다.  아침  텔레비전  자막은  고향  현산(縣山)의  

9.2cm  적설량을  물끄러미  알리고는  지나갔다.

눈발  휘날리는  이맘때면  돼지고기  숭숭  썰고  묵은  김치  넣고서

펄펄  끓인  어머니의  김치찌개가  생각난다.  앞산을  배경으로  나부끼는  눈  

바라보며  고향을  지키고  있을  친구  얼굴도  아른거린다.

나는  요즘  이론물리학계의  세계적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뉴욕시립대학교의

미치오  카구  교수가  지은  ‘마음의  미래(the future of the mind)’  끝자락을  읽고  있다.

첨단과학기술을  통한  인간  궁극의  꿈에  대한  논쟁이  이렇게  적혀  있다.  

나름  요약  정리하여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나노봇이  원자크기로  가면  원자를  서로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는

카시미르  힘(Casimir force)  곧  양자적  힘이  작용하기에,  사람이  원하는  대로

나노봇의  조정이  가능할지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미국 MIT대학교  이론물리학자  레이  커즈와일  교수는  사람의  혈액  속에  침투해 

고장난  세포를  치료하는  나노  크기의  로봇인  나노봇이  언젠가  분자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는   나노봇이  우주  전체를

깨우는  날을  종종  떠올린다고  했다.

또  지금의  우주는  생명  없는  물질과  에너지로  가득  차  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깨어날 것이다.  이들이  숭고하고  지적인  물질과  에너지로  변환한다면,

나는  진정으로  그  일부가  되고  싶다고도  하였다.

아직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  같지만,  이러한  주장은  서막에  불과하다.

앞으로  인간의  의식이  육체에서  벗어나는데  그치지  않고,  순수한  에너지  형태로  존재하며

우주공간을  자유롭게  떠돌아다닐지도  모른다.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소리  같겠지만,  물리학  법칙에  위배되는  내용일랑  없다.

영국  왕립천문학회  마틴  리스  경(Sir Martin Ress)은  자신의  저서에서  인간의  의식이  

우주  전역에  퍼진다는  이  아이디어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방대한  시공간을  가로질러  가는  지름길인  웜홀(wormhole)과  또  여분의  차원

그리고  양자컴퓨터는  우주  전체가  ‘살아  있는  코스모스’로  변한다는

환상적  시나리오를  현실로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