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은  지고  왁자지껄  일제히  새이파리들  녹음을  짓고  있다.

고개  들어  꽃  떨어진  벚나무를  치어다보았더니  벌써  반짝이는  잎들  사이로

앙증스레  아기버찌  얼굴  내밀었다.

향원(鄕愿)과  아파트지킴이를  자처하는  두  늙은이가  무료한  아침을  가로지르고  있다.  

각각의  손에는  자존을  증빙하듯  애견 줄과  1,500원짜리  커피가  쥐어있다.  

경허선사의  말씀처럼  생의  습기란  참  무서운  것임을  바라본다.

오늘  아침은  로마서  4장을  훑고  있다.  종교지도자들의  ‘묻지  마  믿음’  강요의  위험성을  

생각해본다.  성경에서도  ‘영생이란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자를  아는 것.’

이라  하였지  무턱대고  믿으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니  먼저는  이  두  분을  아는  일에  힘써야  마땅하다.

비로소  알게  된  것을  믿어야  하는  거다.  그리고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는  거다.  믿음이란  그렇게  되어  가는  거다.

신약  시대의  우리는  하나님  언약의  실체다.

그러니  우리에게  하나님의  구원과  사랑의  열매가  맺힐  수밖에  없다.

그  누구도  변명의  여지란  없다.  하나님  아니고는  설명될  도리가  없기에  그렇다.

진정한  믿음은  사람에게서  경험되고  맛이  나는  거다.

언약의  성취자(成就者)로서  본을  보이신  예수에게서  아버지를  보고,  만나고  

인격의  교제가  이뤄지는  거다.  만약에  그게  없다면  예수도  가짜이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천지  우주  만물  운행의  섭리를  정확히  알고  이야기한  사람은  없다.

성인도  예수도  다  알지  못했고  대놓고  말하기가  곤란하고  어려웠던  거다. 

그래서  자연을  비유로  유동적  전체성,  전체적  유동성을  하나님에  빗댄  것  아니었을까.

신실한  익명의  그리스도인  ‘두  명의  경청자’의  글에  의미심장한  대목이  있다.

나름,  사족을  붙여  옮기자면  이렇다. 

“자연은  하나님의  영원한  생각이  시간과  공간으로  표현된  것이다. 

  그러니  자연을  주시하며  하나님의  영원한  생각을  포착하라.

  자연  속에서  아버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이,  진정  아버지를  알게  되리라.”

참  하나님과  예수가  전한  말씀과  그의  실천적  십자가  삶이  주는  진리를  아는  일이  우선이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알게  되면  믿게  된다.  저절로  믿음이  생겨난다.  

그리고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연스레  그분의  신실하심을  의지하게  된다.  

묻지  마  믿음은  위험한  거다.  하나님  은혜로  치부할  일만은  아니다.

그런  믿음은  씨뿌리는  비유에서처럼  오래가지  못한다.  현대  물리학도  멀리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곳에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발견되고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