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석  류영모  선생이  즐겨  말하고  썼던  단어  ‘얼’은  무엇일까를  상고해본다.

자칫  이방과  이단의  미신적  언어로  오해될  수  있어  조심  대하며  읽어왔는데  이제  나름  정리해본다.

‘얼’이란  용어는  순수  우리말이다.  한자를  찾아보아도  마땅한  글자가  없다.  

국어사전에는  명사  ‘정신의  줏대’ 라  표기되어  있고,  유의어로  ‘넋’  ‘영혼’  ‘정신’이  있다.

한마디로  ‘얼’이란  글자는  육체에  반대되는  의미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한글  용어들을  독특한  뜻풀이로  세계적  명시  반열에도  올려놓은  다석의  의도로  보자면  

‘얼’은  사람에  내재하고  영그는  신비한  정신(영성)에  대한  적확한  우리식  표현이다.  힌두교,  불교,  

노자 · 장자 · 공자,  스토아  철학,  천주교와  기독교에서도  육체가  죽은  후  소멸하지  않는  존재를  일컬어서 

‘넋’  ‘영혼’  ‘정신’으로  표현하는데  ‘얼’이  오히려  사람  영혼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준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  말에  “얼빠졌다.”  “얼이  나갔다.”라는  속담이  있다.

제정신을  잃어  어떤  일에  대하여  바른  생각이나  판단을  못  하게  됨을  말하는  것인데  우리  선조들도  

사람의  핵심이  ’얼‘에  있음을  체감해온  것이다.

기독교와  천주교에서  가장  뜨거운  용어가  있다면  ’영‘  ’영성‘  ’성령‘이다.  한자로  ’영‘은  신령한  영혼을  뜻하는  

靈(영) 자를  쓴다.  죽은  사람의  혼백을  의미한다.  그리고  ’영성‘은  사람의  영적인  성질을  뜻하는  靈性(영성)이요,

’성령‘은  하나님  영을  사람의  영과  구별함에서  성스러운 영(聖靈)으로  표기한다.

이  모두를  살펴볼  때  ’얼‘이  기독교와  천주교에서  일컫는  ’영‘과  대동소이함을  알  수  있다.

1957년  다석은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따로  있고  아들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얼  생명’으로  

하나이지  둘이  아니다.”  그는  또  “얼의  나는  육체가  아니다.  생각하는  정신이다.  정신은  밖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영원하다.”라고.

이같은  다석  선생의  주장은  틀린  말이  아니다.  왜냐면  기독교와  천주교에서도  하나님과  우리의  영은  

같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얼의  나‘는  ’영적인  나‘  곧  ‘성령의  나’로서  해석됨이  옳다.

영어  표현으로도  ‘얼’은  spirit이다.  성경에  쓰인  ‘영혼’의  영어  표현도  spirit이다.  ‘사람의  얼’은  

‘예수의  영혼’  ‘하나님의  영’을  뜻하는 토착적 한글 우리말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