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기다려지는  청�떤�  피는  서산  개심사開心寺를

아내와  장성한  두  아들과  다녀왔다.  인천에서  승용차로  두  시간  남짓  길인데

새벽  5시  30분  집을  나섰지만  도착해보니  일찍도  아니다.

7년  전만  해도  개심사는  잘  알려지지  않아  조용하고  호젓한  가족나들이었다. 

요즘은  인터넷과  방송을  타고  알려져  개심사  문턱이  몸살을  앓는다.

이른  아침  상왕산을  내려오는  사람도  있었다.  빗질하는  스님에게  제  안사람  애칭이 

개심씨라고  말을  건넸더니  “괘씸씨  아니고요”  하신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연등이  즐비하다.

나지막이  아름답던  도량이  여기저기  불사佛事로  한창이다.

점점  청벚꽃  자태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차량이  개심사  뜰  앞까지  빼곡했다.

혼잡에  이르러  주차시비  장면도  눈에  띄었다.  저들은  개심하러  온  게  아니라

그저  꽃구경을  위해  찾은  이들이리라.

논둑길을  휘돌아  근처  문수사를  들렀다.  분홍빛  겹벚꽃이  길을  따라  만발해  있었다.

지난해  파놓은  커다란  물웅덩이에는  연잎이  떠  있고  서  네  계단의  석축이  싸였다.

이곳도  여기저기  불사가  한창이었다.

아쉬운  것은  냉기  물씬  풍기는  상왕산  돌로  석축을  싸�榜囑窄�  좋았을  것이다.

밝은  화강암은  어딘가  모르게  자연스럽지  않다.  겹벚꽃  나무를  심기  위해  대웅전  주변의

백여  년  소나무들을  베어낸  것은  더더욱  아쉬운  모습이다.

큰아들  활이가  대웅전  앞마당  줄지어  걸린  연등에  가족의  행복과  안위를  써서  

매달고  싶다기에  그러마  했다.  바람  부는  날  기도하기야  어렵지만  그래도  빌고  바라는 기도는  

늘  있어야  하고  바람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