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아침은  싱그럽다.  구름이  지나고  비  그친  하늘은  하나님  얼굴  같다.

우거진  녹음은  수채화  그림  같고,  시루떡  마치  이불을  개키고  난  산책은  내  하루의  영양소다.

벚나무  살랑이는  잎  치어다보니  버찌  열매  토실하다.  돋는  아가  이  감싼  감꽃은  여름을  준비중이다.  

이상기온을  감지한  몇  마리  매미  유충은  어쩌자고  벌써  몸을  벗었나.

어제  밑줄  그어둔  로마  제국의  오현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A.D.121-180)  글을  재삼  읽으며

예수에  대한  그의  생각이  무척  궁금했다.  그의  생몰  연대가  예수  파악에  밀접해서이다.  

그는  황제여서가  아니라  삶을  고찰한  현자로서  기억되고 있다.

그러니  귀한  것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은  것에  있고,  만져지는  것보다  만져지지  않은  

것에  있으니,  먹고  싸고  모으고  오르는  일에  인생을  온통  쏟을  일  아니다.

그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의미심장한  대목을  톨스토이는  그의  역저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적어놓았는데,  아마도  아우렐리우스는  신의  존재와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의  내용을  

깊이  파악한  사람  아니었는가  싶다.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

"신은  자신이  자신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한  인간들한테서  칭송이나  숭배를  바라지  않고,  

인간들이  신이  준  이성을  토대로  그  행위에서  자신을  닮기를  바란다.

무화과도  때가  오면  영글고,  개와  벌도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은  알고  있지  않은가 ! 

그런데  인간이  자신의  사명을  다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러나  이  위대하고  거룩한  진리는  네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갈  뿐  

나날의  삶의  번뇌와  알  수  없는  공포,  정신력의  부족,  그리고  오랜  노예근성이  이내

그것을  압살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