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저녁 9시 즈음이면 잠자리에 든다.

그러다보니 일찍 잠에서 깬다. 어느 때는 새벽 두 세 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주방을 서성이며 딸그락 딸그락 거리는 나 때문에

식구들이 잠을 깨기도 하여 미안하지만,

뭔가 나의 생체리듬에 변화가 온 것 같기도 하다.

오늘 새벽은 뭘 할까 서성이다,

림태주 시인의 산문집「이 미친 그리움」의 남겨진

페이지를 마저 읽었다.

절로 ㅋㅋ 웃음이 나오고, 시인의 ‘그리움바이러스’가

전이했는지 내 기억의 한 모퉁이에서

싱그런 그리움이 돋았다.

림태주 시인이 산문집에서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는데 

곰곰이 생각할수록 참 좋다.

‘반갑습니다’는 ‘반’과 ‘같습니다’가 합쳐진 말로 

‘반’은 크다. 밝다. 근원, 하늘을 의미하는 우리말이니,

‘반갑습니다’는 ‘당신은 하늘과 같습니다’라는 뜻이란다.

또 ‘고맙습니다’는 ‘고마’와 ‘같습니다’가 합쳐진 말인데,

여기서 '고마'는 땅의 신으로 추앙받는 신성한 동물

곰을 일컫는다. 

그래서 ‘고맙습니다’는 ‘당신은 대지의 신과 같이

은혜로운 사람입니다’ 라는 의미란다.

고운 여자라고 할 때의 ‘곱다’도 고마에서 왔다니.

반가움과 고마움 속에는 홍익인간의 정신이 들어 있다.

우리가 하늘과 땅의 자녀라는 긍지와 귀함이 담겨 있다.

많이 쓸수록 세상이 풍요로워지는 말.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