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아침이다.

진드기로 돌돌 말린 앵두나뭇잎들을 떼어냈다. 

약을 뿌렸는데도 아직이다.

진드기 때문에 매년 앵두열매들이 자라지 못하고

땅으로 떨어지는 예가 많았다.

빨갛게 익은 달고 쌉싸름한 열매를 보기까지 마음졸이곤 했는데,

올해는 약에 의지 않고 며칠 전부터 눈에 띄는 대로

병든 이파리를 떼어내고 있다.

앵두나무가 한결 생기가 넘쳐 보인다.

앵두나무 아래는 작약이 두 개의 꽃망울을 달고 있다.

지난해 보다 키는 작지만 아담하고 적절한 높이에

달려 있다. 

작약 옆에는 난초가 있다. 어제 오후 흙골을 만들고

북돋우었더니 난초잎들이 생생하다. 늦게라도 쪽빛 바다를 닮은 

촉대를 내밀어 주렴.

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다. 

꽃은 하나님의 낯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