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하나님 !

당신의 위로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 어떤 슬픔도 아픔도 상처도 꿰매십니다.  

천년이 하루요, 하루가 천년이라던 말씀을

이 시간 별 빛에 새겨봅니다.

우리의 인생은 잠깐 자는 것 같고, 아침에 돋는

풀 같습니다. 밤의 한 경점 같을 뿐입니다. 

이 생의 만남도 그 이별도 하룻밤의 꿈입니다.

여객선 침몰로 진도 바다에서 숨진 당신의 자녀들과

그의 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해주옵소서.

고통과 공포와 죽음의 순간에도 주님이 저들과 

함께 계셨음을 믿습니다.

오, 하나님 !

갈까마귀 세 마리가 햇살 아래 은빛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갑니다. 새들은 그렇게

당신과 대화를 나눕니까?

오두막 나무판자의 갈라진 틈으로 파고드는

따사로운 햇살은 당신의 속삭임입니까?

풀밭 귀뚜라미는 울음소리로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까?

당신은 그들 안에 계시며 흠숭을 받으십니다.

저 푸른 언덕 너머 타락한 세상의 노예가 되어가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우리를 위한 당신의 지향에

제 마음을 온전히 드립니다.

당신은 이 고요 속으로 저를 부르십니다.

제 앞의 침묵과 더 깊은 갈망에 감사드립니다.  

1952. 9. 3. 토머스 머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