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넘어선다는 것은 지식을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침묵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무 데도 의지할 곳 없는 지경으로 가는 것이고.

말을 토대로 세워진 우리 종교가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 있다.

그것은 진정한 신앙을 지니려면, 정말로 하나님을 신앙하려면,

우리가 신앙하는 것을 모른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앙은 모름을 요구하고, 우리들은 아는 것을 신앙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를 비롯한 종교의 많은 문제도 "내가 진리를 안다."에서 출발한다.

버나드 로너건이 신앙이란 사랑하는 대상을 확신하지 못한 채

사랑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유한 것처럼, 

신앙은 사랑처럼 우리가 정말 모르는 것을 가르쳐 준다.

그래서 저 위대한 신앙의 선조들은 한결같이 

"나는 하나님을 잘 모른다." 라고 고백했던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말과 글을 너무 확신한 나머지 그 속에 갇히게 되면

진정한 신앙과, 신앙이 가능케 하는 도전과 보상을 놓치게 된다.

이단종교의 특성이 바로 그들의 말과 글에 갇히는 것을 보더라도.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하나님께 맡긴다, 라고

말할 때에는 그 놓아버림에 말과 글과 지식의 확실성도 포함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그 너머에도 계시는 분이시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