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선거를 하루 앞둔 오늘 비가 내려도 후보들은 이 골목 저 골목에서 분주하다.

지난 겨울 나는 여당과 야당 모두가 정치개혁과 인물개혁에 성공하길 바랐다.

그러나 돌아보니 둘 다 실패작이 아닌가 싶다.

여야 모두 염치없는 짓을 해놓고서 내일 투표에는 꼭 참여하라고 한다.

어쩌겠냐고 머리를 조아리며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학창시절에, 하버드대학에서 한국정부론을 강의하는 스승에게

학문의 보람을 물었더니, '나는 내 한 표의 가치를 안다.' 고 답하신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 동네의 여당 예비후보들은 경선도 못 해보고 플래카드를 내렸다.

야당의 예비후보들은 지분 나누기가 적용돼 경선이 없었다.

철수와 영희의 조언도 그 적용이 배제되는 곳,

나는 이제 내 한 표의 가치를 알게 되었건만

그 가치의 한 표가 나뭇가지에 걸려 봄비에 젖고 있다.

그러나 나는 내일 투표를 하러 가야 한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하는데, 차선도 보이지 않으니 어찌해야 하나.

이번 선거도 저들의 계획적이고 치밀한 잔치요 리그라지만, 

그래도 조금은 이 조국과 민족을 생각해다오. 

피흘리고 싸워온 아픈 역사가 있었던 대한민국이 아니더냐. 

아직도 가진 자들의 권력아래 울고가는 순희가 있지를 않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