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봉혜가 만들어 준 김치볶음밥을 점심하고, 

단냄새 피어나는 낮잠을 자고 일어나,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짧은 회고록을 읽고 있습니다.

타고르는 그의 깨달음이 책을 통해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적 비전에서 얻어지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타고르가 18세 때에 처음 보았다는 그의 비전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해가 잎이 무성한 나무 꼭대기 위로 막 떠오르고 있었다.

내가 그것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내 눈에서 눈꺼풀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고는 온 세상이 온통 아름다움과 기쁨의 물결과 함께

찬연한 빛으로 목욕한 것처럼 보였다.

그 빛줄기가 내 심장에 겹겹이 쌓여 있던 슬픔과 실의의 장벽을 

꿰뚫고 들어와 우주적인 빛으로 넘쳐나게 했다.

어릴 때부터 나는 내 눈으로만 보았다.

그러나 이제 나는 나의 의식 전체를 가지고 보기 시작했다.

나는 헤아릴 수 없이 깊은 영원한 기쁨의 샘을 감지할 수 있었다.

거기서부터 셀 수 없이 많은 웃음의 물안개가 온 세상으로 날아가 흩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