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은 귀가 때문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창밖에서 

싸락싸락 하얀눈이 쌓이고 있습니다.

내가 사는 동춘동을 찾아오시는 이 겨울의 첫 손님이지요.

얼마 전 완공된 놀이터에 나가 어린이처럼 뛰놀고 싶어 황이를 깨우는데, 

녀석은 이미 훌쩍 커버린 청년이 되어 있습니다.

어느 새에 이리 커버렸을까요. 손가락만 만지작 거리다 나와

내리는 눈을 친구삼아 이 글을 씁니다.

정원의 아름다움은 변화하는 다양성에 있습니다.

정원의 아름다움은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며, 부단히 변화하는 모습에서 형성됩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나의 큰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고 계시지요.

그 전능하신 분의 정원에서 나는 한 송이 꽃일 것입니다.

물론 나 하나의 꽃으로 정원의 아름다움이 결정되는 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정원을 채운 또 다른 아름다운 꽃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내가 어떤 꽃인가에 따라 정원의 모습은 조금이라도

달라질 것이 분명합니다.

나는 미래에도 그 분의 눈길이 머무는 생명의 정원에서 피고지는 꽃이 될까요?

그럴 것입니다. 나는 미래에도 전능하신 분의 그 아름다운 정원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화려했던 나 하나의 꽃으로서가 아니라 ,

화려하게 계속 피어날 다른 꽃들로서 이기도 할 것입니다.

소복소복 눈 쌓이는 이 아침, 나는 그 분의 약속을 기억해 봅니다.

또 다시 봄이 오면 그 분의 정원에서 피어날 나의 

한 송이 작은 들국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