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와  나무가위, 쇠스랑으로  손질해둔  지구별  아담한  나의  정원으로

우리은하  태양빛  쇠리쇠리  쏟아진다.  이맘때가  되면  유난히  나는  나에게  서운하다.

떠나간  부모님  빈자리가  그렇고  진리탐구  공부가  부족해서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저  나뭇잎은  여기저기로  흐트러지는  내  마음  알까.  

간  밤  보름달  아래  쉬지  않고  울던  풀벌레도  추석인줄  아는가  조용하다.  

세  끼니(多)  다  먹지  않고  저녁(夕)  한  끼만  먹는다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토착사상가요,

참  그리스도인  다석(多夕)  柳永模(1890~1981)  선생의  글을  위안삼아  읽고  있다.

1957년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  마음이  신(神)에게  가  있으면  유신(唯神)이요, 物 (만물, 일, 무리, 종류)에

가  있으면  유물(唯物)이다. 사람은  사람  노릇하고  物은  물  그대로  절로  되게  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사랑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인(仁)이다.

仁은  옛날부터  내려오고  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정고(未定稿)이다.

공자도  공자대로  죽기까지  인을  하려고  한  것이지  완결을  보고서

마치  “인은  이렇다.” 라고  내놓은  것은  아니다.

이후  후대  사람들도  역시  그  시대에  맞게  인을  하려고  했지만

아직  그  완결을  못  보고  미정고로  내려  보낸  것이다.

(우리가  맞이한  인은  현재  진행형이자  미래  완료형이다.)

사람이  사람  노릇하고  물은  물  그대로  절로  되게  하여야  하는데,

마음을  마음대로  하지  않고  (물을)  인위적으로  하려는  데서

오늘의  불행이  온  것이다.  라고.

쇠리쇠리  쏟아지는  태양빛  속에  내가  나에게  서운한  것은  이  때문이다.  

나는  인(仁)  하려고  살고  있는가.  그래도  세  끼니를  두  끼니로  

줄여보자  다짐해보는  2023년  추석  명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