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입추(立秋)런가.

아침저녁으로  간간이  찬바람  불고

짝짓기를  끝내고  땅바닥에  뒹구는  매미는  가을을  예고하고  있다.

바랭이  풀대  노릇해지는  모습도,  아파트  단지에  내려와 

우는  까마귀  울음도  정겹다.

가을  하늘  공활(空豁)하다.

1년을  넘겨  열린  TOKYO  2020  하계올림픽도

폐회를  앞두고  관중  없는  경기장에  뛴  선수들이

하나둘씩  고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세월도  무심히  흐르고  내  곁을  스쳐  돌아가고  있다.

내년이면  나도  어느덧  육십  년을  산다.

잘  살아왔느냐고  내가  나에게  꼬치꼬치  묻고  있다.

언젠가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은  고향의  돌담  너머로  

붉은  감나무잎  시나브로  지는  푸르고  선선한  

어느  가을하루  해가  질  무렵이고  싶다.

가을이  오면  감춰진  세상이  보이고

빛  바구니에  담겨  빛의  속도로  끝없이  가고  있다는  지난날도  그리옵고 

나아가  굴절되는  시공간도  궁금해지고

무엇보다  이  세상에  살면서  하나님께  신세  진  내가

창공  우주  넘어  자연으로  돌아가기에  무척  좋은  날이기  때문이다.

이  가을  심호흡  크게  하고  삶의  자세를  가다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