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즈음 사무실에서 하루 일을 대강 마무리하고는, 늦은 오후가 되면 거의 어김없이

인터넷 설교를 청취합니다. 최근 두 분의 훌륭한 목사를 발견하여 그리 좋을 수가 없습니다.

아담한 공동체인 경기도 모새골교회 임영수 목사와 서울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입니다.

목사라면 이 분들 정도의 신앙의 소이연과 생각의 깊이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듣노라면 날마다 하나님을 찾아 올라가는 그 분들의 겸손과 분투와 노고가,

창문을 통해 스며드는 한줄기 황톳빛 노을처럼 곱게곱게 밀려옵니다.

나는 그 분들을 만나 뵌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화려하지 못한 의복과 꾸밈없는 얼굴의

설교를 듣는 것만으로도 존경과 감사가 넘칩니다. 그것은 나같이 샘이 깊지 못한 자의

가슴에도 진리의 위로의 말씀과 용기의 물결을 일으켜 주기 때문입니다.

순교의 피 기둥으로 세워진 한국교회의 지도자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작은 공동체를 꾸려가는 분들이건만 큰 건물 교회 목사들이 따르고 배워야 할 목사들입니다.

그 분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복이 있겠다 생각해 봅니다.   

저라고 하여 교회와 목사를 비판해서 무엇에 쓰겠습니까. 이제는 대통령도 붙이고 떼어버리는,

권력의 한 주체인 한국기독교와 교인들이 아님니까. 괜한 소리 했다가는 뼈도 못추리겠지요.

그러나 조금씩은 나의 정신도 깨어나나 봅니다. 세상과 사회와 인물의 가격을 조금씩 매겨도봅니다.

세상에서 나를 품을 자, 나와 함께할 자, 몇 이는 꼭 만나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을 하였을 때 선배 동료들이 내게 붙여준

별칭이 목사였더랬습니다. 사실 나는 목사가 될까 말까를 망설이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난 해 어느 큰 교회의 담임목사 겸 대학총장인 아버지목사와, 그의 후계자 아들목사의 약속대로라면

나는 대학교수 발령을 받았을 터이고, 신학과가 있으므로 틈틈이 목회자 과정을 공부했을지도 모릅니다.

욕심 많고 참 싱거운 부자 목사입니다. 누군가 나에게 인생의 나이를 답하라면 '그 하루' 라 대답하겠습니다.

나의 하루인생에 오늘도 참이신 하나님이 함께 하십니다. 참 감사했고 앞으로도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