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톨리아 하산다그 만년설이 녹아 아름다운 메렌디즈 강을 이루어 흐릅니다.

강을 따라 14km 이어진 으흐랄라 계곡에는 그 옛날 석굴 교회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그 중 다니엘교회 돔에는 이런 이야기가 벽화로 그려져 전해오고 있습니다.

예수는 엄마 마리아가 애통해하며 지켜보는 중에 십자가에 달려 운명하였고,

엄마 마리아는 예수가 승천한 후에도 앞서 보낸 아들을 생각하며 슬프게 살았습니다.

이제 긴 슬픔의 세월을 보낸 엄마 마리아가 이 땅의 삶을 마감하려 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남편 요셉이 호곡하고 있고,

승천한 예수가 이번에는 땅에 내려와 상주로서 엄마의 임종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예수 왼쪽에는 예수의 수태를 고지했던 가브리엘천사가 서 있는데,

지금은 예수가 엄마 마리아의 영혼을 가브리엘에게 부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설화에도 일찍 죽은 아들이 엄마가 죽었을 때, 다시 빈소에 나타나

통곡하는 모습을 동네사람들이 보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은 엄마 마리아에게는 가슴에 못을 박는 불효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는 다시 나타나 어머니에게 마지막 효도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가평 다녀온 길에 갓 태어나 봄볕에 재롱피우는 흰 털의 강아지들을 보았습니다.

곁에는 어미개가 든든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어미개는 새끼 강아지들이 팔려가는 날 

밥을 입에 대지 않습니다. 얼마 전 안락사 주사를 맞고 죽어가는 송아지를

바라보던 어미소가 주사를 놓기도 전에 죽었다고 하지요.  

하물며 부모가 자녀를 버리고, 자녀는 또 부모를 버리는 이 세대를 어찌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