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태양을 조금 가까이 도는 것이건만 2012년 봄밤의 공기가 따듯하고,

하늘엔 달무리 별들의 반짝임이 포근하다.

내가 사는 한양아파트 사거리는 오가는 이 없이 고즈넉하고, 벗나무들과

화단의 목단, 화초들은 수면을 취하고 있다. 풀벌레 친구들은 태어나지 않았다.

지난 일요일 내가 속한 동춘조기축구회가 연수구회장기 50대 시합에서 우승했다.

지난 해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이 있었는데 우승의 기쁨이 두 배다.

점심때 좋은 것으로 포도주 세 병을 가져 갔지만 맥주맛이 시원하고 더 좋았다.

준결승전에서 채였던 오른쪽 다리가 아직 퉁퉁 부어 있다.

소염제를 바르고 봉혜가 지어온 약을 먹었건만 아직 붓기는 남아 있다.

씀벅이며 가려운 것이 조금씩은 낫고 있다는 징표다.

처음엔 부은 다리가, 통통히 언 채로 화물칸에 실리는 냉동참치 같았다.

무릎 아래 안쪽을 축구화로 채였건만 반대쪽과 위아래는 푸른 멍, 

복숭아뼈 둘레가 붓고 아팠다.

한 곳의 상처를 그렇게 서로가 함께 아파하는 줄 예전엔 몰랐다.

조금 있으면 맨체스터의 더비전이 열린다. 나는 축구를 좋아한다.

사실 축구말고는 달리 잘하는 운동이 없다.

우리나라 박지성 선수의 출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