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제자들은 공자의 사상을 온전히 알았던 것 같지는 않다.

공자의 수제자 안회가 마흔넷 나이로 일찍 세상을 떠난 것은 아쉽다.

웬만해선 제자 칭찬을 않는 공자인데 하루는 안회를 불러 이렇게 칭찬했다.

"질고나 회는. 한 그릇 밥과 한 쪽박의 물을 마시고

지저분한 거리에 살았으니, 다른 이라면 그 근심 견디지 못했으련만

회는 거침없이 즐겼으니 어질도다."

사가들은 안회 다음으로 증자가 공자의 사상을 이었다고 보고 있다.

<중용>을 쓴 자사도 증자에게 배웠다는 말이 있다.

그런 증자가 스승 공자의 사상이 두 글자 충서(忠恕)인 것을 알았다.

어느날 공자가 증자를 불러 "삼(參)아, 나의 길은 하나로 꿰뚫었다."고 말하자,

증자는 "네."라고 대답하였다. 공자가 나가자 제자들이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증자는 스승님의 도(道)는 충서라고 제자들에게 말해 주었다.

공자의 인(仁)은 하나님의 생명인 얼(성령)의 씨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얼의 씨는 사랑으로 나타나므로 충서의 충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고,

서는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

충은 중(中)과 심(心)으로 하나님께 뚫린 마음이고,

서는 여(如)와 심(心)으로 하나님과 같은 어진 마음이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다.

예수도 마음과 뜻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와 같이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였다.

그런데 얼나(성령으로 거듭난 이)로 거듭나지 않고는 그렇게 하지를 못한다.

다석 선생은, 예수가 말한 '마음이 가난한 자'를 마음에 아무것도 없는 자,

지저분한 것이 도무지 없는, 가운데의 가운데 충이라고 보았다.

임금에게 바치던 충을 하나님께 바쳐야 한다. 

없이 계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내셨으니, 

언젠가 나도 없이 되어 하나님께 돌아갈 적에

나의 삶이 충서이었기를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