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눈 자신을 볼 수 없지만 다른 것을 봄으로써 눈이 있음을 안다.

얼의 나는 얼(진리, 성령)을 볼 수 없지만 생각이 솟아나니까

얼이 있는 줄 안다.

얼의 나가 있으니 하나님도 계시는 것이다.

얼의 나는 하나님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 하나님이 나를 초월하여 계시면서 빈한한 내 속에도 내재(內在) 하신다.

예수는 초월하여 계시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나님을 하나님 아들이라 일렀다.

석가는 초월하여 계시는 얼을 니르바나(涅槃)라 부르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나님을 다르마(法)라 일렀다.

중용에서는 초월하여 계시는 하나님을 천(天)이라 부르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나님을 성(性)이라 일렀다.

초월하여 계시는 하나님으로부터 거룩이 내리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나님으로부터 기쁨이 샘솟는다.

초월하여 계시는 하나님과 내재하여 계시는 하나님은 따로가 아닌데,

내가 상대세계에 머물고 있어 그렇게 느껴질 뿐이다.

참사람(얼의 나)은 가정을 떠나고 국가를 멀리하고 종교를 넘어 선다.

진리를 찾는 종교요 사람이라면 진리의 하나님께 종교의 구별이야 있겠는가.

하늘에 별과, 땅의 풀 한 포기, 공중에 이는 한 줄기 바람에도 생각이 나야 한다.

내가 산 오늘은 하나님이 내게 보내오신 편지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