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후 2011년이 밝았다. 쌀쌀한 겨울 날씨를 뒤로하고 봉제산을 올랐다.

바다와 산봉우리 위로 떠오르는 태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저 태양은 시간을 알기나 하는 것일까.

장자는 인간이 천지간에 태어나 몸뚱아리를 기탁하는 시간이,

천리마가 문풍지 틈 사이를 달려 지나가는 순간과 같다고 하였다.

새해 아침 나는 무엇을 다짐하고, 또 무엇을 셈해야 하나.

기독교가 2천 년 동안 인간세상에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고 하지만,

그 역사도 어쩌면 문풍지 틈 사이로 지나는 천리마와 같을지 모른다.

무궁한 천지의 시간에 찰나의 영화요 순간의 기쁜 소식 정도로 말이다.

예수의 천국운동도, 바울의 부활케리그마도, 교황숭배가 되어버린 가톨릭의 성세도

루터-츠빙글리-칼빈의 종교개혁도, 이승훈 이래의 한국가톨릭의 역사나,

언더우드-아펜젤러 선교사업으로 시작된 한국개신교의 역사 모두가,

문풍지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천리마와 같은 것은 아닐런지....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풀지 못했던 숙제들이 2010년 하나 둘 풀려나기 시작했다.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요, 진리의 삶을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는 

지혜로운 저들의 노고와 지혜서 덕분이다.

사람의 역사란 하나님의 역사이기도 함을 어찌 부인할 수 있으랴.

하나님은 하나님을 넘어 인간을 위해 살고 계시는 것을.

2011년에는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함에 더욱 신중하고 정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