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2014년 추석 명절이다.

동네 이마트가 어제 밤 늦게까지 북적였다.

봉혜가 맡은 부분이 지짐이라서 함께 시장을 보았다. 

어깨에 닿는 사람들의 얼굴이 그 어느 추석보다 어둡다. 

어려움을 딛고 모두가 행복하시기를 빈다.

이 맘 때가 되면 나는 아버님이 그립다.   

이제는 기다려도 오지 않을 그 사람.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언젠가 나도 그리움이 되고 말 것을.

토머스 머튼이 1958년 11월 25일자 일기에서

죽음의 대면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어떤 삶도 죽음을 대면하지 않으면 그 의미를 잃는다.

인간의 존엄성은 죽음으로 시험받는다.

나는 죽음을 자유라고 생각한다.

죽음을 넘어 인간의 자유로 대면할 수 있는지에 따라,

세상에는 매우 다른 죽음이 있다.

보편적 죽음은 없다.

죽음은 길을 떠날 때가 온 것뿐이다.

세상에서 벗어나 다른 길을 따라 기쁘게 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죽음은 삶에 주는 커다란 선물이다.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가 지닌 자유 때문에 영원히 산다.

죽음을 피하지 않고 준비하는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으며, 

잘 맞이할 것이다.

죽음을 대면하지 않는 사람은 이승과 내세에서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신앙인이건 아니건 이것이 바로

삶의 중심이며 기본 현실이다.

죽음을 대면하는 것은 이미

마음을 바르게 하는 그리스도의 현존에 대한 

신앙을 지니고 있음을 내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