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5월입니다.

지난 해 5월도 가슴벅찼는데 올 해의 5월도 마음 부풉니다.  

들녘과 산과 강, 하늘이 하도 푸르고 맑아

내 마음도 지레 곱습니다... 

봄비도 넉넉하여 거리마다 신록이 더욱 푸르고

생기가 넘쳐 보입니다.. 잊혀질 듯 사라진 듯한 오월이

부활처럼 수줍은 사랑처럼 내 앞에 다시 펼쳐져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약속처럼 이불을 털고

비어있는 녀석들의 방 창문을 여니, 몇 해 전 심어놓아

복스럽게 핀 백라일락 꽃송이가 들어옵니다. 

코 끝이 찡합니다.. 봉혜와 사랑을 해 낳은 둘째 아들

황이의 귀가는 채 5개월이 남지 않았습니다. 

분대장 교육을 다녀와 임진강변에 복귀를 했다는데

녀석의 전화 목소리가 반갑고 유난히 추웠던

지난 두 해의 겨울을 잘 이겨낸 사진속 그리운 모습이 

꼭 백라일락을 닮았습니다.. 

나는 한 그루 라일락을 황이를 위해 심었었습니다.

언젠가 황이가 대학에 다니며 오월 어느 날 창문을 열면,

저 라일락꽃 향기에 젊음이 빛나도록 더욱 향기롭도록..

크기와 꽃송이로 보아 내년 이맘 때 라일락은

내 소원을 들어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나는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