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가고 없는 법정스님이 옮긴 불교의 초기 경전 <숫타니파타>를

간간이 읽고 있습니다. 2500년 전 불교가 처음 싹트기 시작할 때의 주변 상황들,

특히 다른 수행자들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처가 말한 그 가르침의 원형이 어떤 것인가를

비교적 쉽고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습니다. 

삶이 단순하고 소박했기 때문에 가르침 또한 단순하고 소박해 보입니다. 

부처에게는 자기 자신이 어떤 종교의 창시자라는 의식이 없습니다.

단지 눈 뜬 사람으로서 그 역할을 다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호칭도 눈 뜬 사람, 수행자, 널리 보시는 분,

고타마 등으로 불립니다.

그 시절의 수행자들은 나무 그늘이나 바위에 앉아,

때로는 외진 동굴 속에서 명상하고 간소한 생활을 했으므로

요즘처럼 조직화된 규모의 사원이 없었습니다.

지닌 것이라고는 남들이 버린 천조각을 주워서 그것을 꿰메어

걸친 누더기 옷에, 바리때 하나를 들고 구름처럼 물처럼

여기저기 걸식 행각을 하면서, 자신을 일깨우고

이웃을 깨우쳐 주었던 것입니다.  

언 땅이 풀리고 봄이 오고 있습니다. 

오늘 새로 설치한 동춘초 골대와 골망에도 쇄리쇄리 부처의 햇빛이

함께 뛰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