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뜬 어제, 함께 휴가 나온 두 아들과 노래방에 갔드랬습니다. 

처음부터 같이 간 것은 아닌데 두 아들의 노래가 듣고 싶어지고

나도 한 곡조 부르고 싶어 뒤늦게 찾아갔습니다.  

동네의 조그마한, 이름도 신나는 '팡팡노래방'이 주말인데도 

비어있는 걸 보니 서민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두 아들의 목소리가 인도로 새나와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들이 부르는 노래에 절로 흥이 났습니다.

노래의 장르와 제목은 서로 다르지만 저마다 품고 있는 느낌을 

잘 소화해 부르는 모습과 목소리에,

그야말로 아비의 기분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녀석들을 놓아줘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는 생각에

어깨동무하고 목이 쉬도록 불렀습니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좋아하시던 노래 '울고넘는 박달재'도 부르고, 

또 어머님을 생각하며 한 곡조. 아, 그리고 결혼 전날 밤

부모님과 친인척 앞에서 봉혜와 부르던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 

옛이야기 들어라~ 묻지도 말어라~ 먼 훗날에 내가 부모되어 알아 보리라..

아들들아! 니들도 잘 살고 니 이웃들도 잘 살게 하래이.